Calculus for high school students

    고등학생 때 미적분을 배우면서 항상 dx, dy의 의미가 궁금했다. dy/dx를로, 즉 dy를 dx로 나눈 몫이 아닌 y라는 함수에 연산자를 취한 것으로 생각하라고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쳐주셨지만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면 적분기호 뒤에 붙는 dx는 뭐지? x에 대해 적분하라는 의미라고? 근데 왜 하필 dx라는 기호를 써서 dy/dx의 dx와 적분기호 뒤의 dx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 같은 냄새를 풍기는가? 더욱 환장하는 것은 치환적분에선 dx를 dt/dx와 무려 ‘곱’해서 dx를 ‘약분’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dx, dy보다 더 꺼림칙했던 것은 정적분과 부정적분이었다. 적분 단원의 시작부터 실컷 역도함수에 대해 말하다가, 갑자기 시그마와 극한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정적분의 정의가 나온다. 그리고 실컷 정적분을 구분구적법으로 복잡하게 계산하라고 시키더니 마치 ‘지금까지 너희들이 계산한 것은 삽질이었다’라고 약 올리듯이 증명도 없는(고등학교 수준에서 불가능하다면 ‘증명은 생략’이라는 말이라도 써놓든가) 미적분학의 기본정리(FTC)를 들이밀어 부정적분과 정적분을 연결시켜버린다. 아니, 도대체 부정적분과 정적분이 무슨 관계이기에?

    대학교에 들어와서 미적분학을 배우고 나서야 dx는 Δx와 같고 dy는 f'(x)dx로 정의된다는 것,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는 이렇게 저렇게 증명이 되므로 정적분을 부정적분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미적분학의 기본정리’가 ‘미적분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정리’따위의 의미가 아닌, ‘피타고라스의 정리’ 같이 유명한 정리에 붙는 ‘정리 이름’이라는 것도 알았다.)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들과 수학교과서 집필자들의 고뇌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조금만 깊게 파고들면 한없이 어려워지고 겉잡을 수 없이 범위가 넓어져버리는 미적분학을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애들에게 가르치려니 많은 무리수를 둘 수밖에. 입실론/델타 증명도 없이 직관적으로 극한의 개념을 주입시키는 데서부터 이미 파행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난 수학교과서에 입실론/델타 증명을 싣고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증명하는 법을 써놓으라고 주장하고 싶은 게 아니다. 교육자들은 학생들에게 너무 불친절한 게 아닐까. ‘대학 가면 다 배워’ ‘쓸데없는 거 고민하지 마’라는 식으로 학생들의 호기심을 억누르는 건 사실 가르치는 이에게는 죄나 다름없다. 다 알려주진 못해도 적어도 의미가 어떻다는 ‘암시’정도는 해줄 수 있다. 정규과정을 벗어나는 내용이라도 어려운 것이 아니면 간단히 언급 정도 해주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수학교과서의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 지금의 교과서는 논리의 비약이 많고 두루뭉술한 진술과 직관에 의존하는 설명이 대부분이다. 개념과 개념 사이의 수많은 연결고리들이 빠져 있다. 비록 관심 갖는 학생들이 소수에 불과할지라도 ‘진짜 수학은 이런 거다’라는 걸 교과서 한 귀퉁이에 맛보기로라도 보여줄 수는 없는 걸까.

by 연오랑 | 2008/03/27 21:19 | Science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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